24. 소프트웨어 요구사항 데이터 (Section 11.9)

DO-178은 요구사항이라는 것에 대해서 독자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요구사항이 존재하면서도 설계문서에 대해서도 요구사항이라는 개념을 적용하는 식이다. 따라서 DO-178 인증을 받으려면 DO-178에서 규정하는 소프트웨어 요구사항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그에 맞게 요구사항을 작성할 수 있고 그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한 시험, 관리 등의 개발과 인증에 관련된 전반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DO-178에서 말하는 요구사항에 대한 내용은 별도의 절을 통해서 자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여기서는 소프트웨어 라이프 사이클 데이터의 하나로써 DO-178 가이드라인에서 설명하는 부분을 확인해보는 수준으로 정리하자.

 

우선 요구사항에 대한 용어를 ‘Software Requirements Data’라고 사용하고 있다. 보통 ‘Document’로 생각하기 쉬운데 굳이 ‘Data’를 사용하는 것은 DO-178 가이드라인에서 소프트웨어 라이프 사이클 데이터를 문서로 한정하지 않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 부분은 굳이 가이드라인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필자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SRD라는 약어를 사용하면서도 원문은 ‘Software Requirements Document’라고 사용해 오고 있으며(문서의 타이틀로 사용) DER로부터 그 부분에 대해서 지적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DO-178 가이드라인에서는 SRD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해석을 보자.

 

소프트웨어 요구사항 데이터는 파생 요구사항을 포함하는 상위레벨 요구사항의 정의이다.

 

생각보다 정의가 단출(?)한데 결국 ‘상위레벨 요구사항’과 ‘파생 요구사항’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추후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상위레벨 요구사항’은 쉽게 말하자면 고객이 요구하는 기능 위주의 요구사항이라고 이해하면 가장 무난하다. 그리고 ‘파생 요구사항’도 동일한 상위레벨 요구사항인데 다만 한 가지, 상위로의 추적성이 없는 상위레벨 요구사항이라는 차이가 있다. 여기서의 상위라는 것은 소프트웨어가 포함되는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파생 요구사항’이 아닌 ‘상위레벨 요구사항’은 결국 상위로의, 즉 ‘시스템’으로의 추적성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리 설명하자면 SRD에는 상위레벨 요구사항(High-level Requirements)을, 다음에 설명하게 될 설계문서인 SDD에는 하위레벨 요구사항(Low-level Requirements)을 작성하게 된다. 참고로 파생요구사항은 SRD 뿐만 아니라 SDD에도 동일한 이름으로 사용되는데 SDD에서도 마찬가지로 상위로의 추적성이 없다는 동일한 특성이 있다. 따라서 파생요구사항이라고 할 때는 SRD의 것인지 SDD의 것인지가 구분되어야 한다.

 

SRD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a.      안전성과 관련된 요구사항과 잠재적인 실패 조건들에 유의해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시스템 요구사항의 할당을 기술

b.     각각의 운영모드하에서 기능상의 그리고 운영상의 요구사항

c.      성능 기준, 예를 들면 정밀도와 정확도

d.     타이밍 요구사항과 제약

e.      메모리 사이즈 제약

f.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 예를 들면, 프로토콜, 포맷, 입력 빈도, 출력 빈도

g.     실패 탐지와 안전성 모니터링 요구사항

h.     소프트웨어에 할당되는 파티션 요구사항, 파티션된 소프트웨어 컴포넌트간의 연동, 각 파티션의 소프트웨어 레벨

 

실제로 위에서 제시된 내용이 모두 요구사항으로 작성될 수 있다면 그 요구사항은 상당한 완성도를 갖추게 된다. DO-178 인증의 관점에서 누락되는 부분없이 반드시 정의되어야 할 요구사항이 모두 포함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그와 같은 결과를 얻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그런 부분을 포함해서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별도의 절에서 다시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